오늘은 주말, 토요일이다. 2021 한복상점 3일 차, 박람회가 후반에 접어들었다. 주말이니까 오늘은 관람객이 많이 있을까? 주변 부스 대표님들이 조금씩은 기대를 하는 듯 보였다.
한복상점 참가업체
이래저래 어제 여러 한복상점 참가업체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런 박람회는 오후에 시작해서 조금 늦은 저녁까지 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평일에도 직장인들이 접근하기가 수월하지 않겠나 싶다.
오늘은 집에서 조금 일찍 출발했는데 중간에 잠깐 동대문 종합시장을 들렀더니 문화역 서울 284에 도착은 어제와 비슷하게 했다.
한복상점 출입구에서 관람객들도 날짜와 이름까지 기입하여 출입증을 발급한다. 아마도 혹시 있을지 모를 코로나 여파의 증빙이 필요한 듯하다.
박람회를 준비하는 입장
이틀간의 상황들을 보면서 주변에서 참가했던 사람들의 반응이 왜 그랬는지를 조금은 알게 되면서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제 어떤 관람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복 원단으로 깨끼 바느질을 해서 웨딩드레스를 출품할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접었다 하니까 내년에는 반드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덜컥 약속하는 바람에 내년에도 참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과연 마음이 바뀌지 않을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고민이 좀 필요하다. 홍보 효과가 미미하고 적당량의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준비를 위한 긴 시간 투자가 일상의 전반에 많은 불편함을 야기하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찐 단골만은 의뢰를 거절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양해를 구하게 되었고, 적당한 보상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마치 동맥경화가 생긴 것처럼 막히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수반되어 불편하게 되는 것을 나름 알게 됐다.
사실 뭐 거기에 큰 목적을 두지 않기는 했었다. 한복산업 근본의 시스템의 불합리를 어떻게든 작은 목소리라도 내고 싶었는데, 현재는 업체 대표님들께 푸념하듯 조금씩 외치고만 있고, 길도 잘 모르겠고 안타까운 마음은 크고, 그러다 보니 그런 마음도 함께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건 아닐까 싶다.
2021 한복상점 박람회 셋째 날
하여간 오늘도 날씨는 온화하다. 감사하다. 기대는 내려놓고 2021 한복상점 박람회 셋째 날을 보낸다. 오늘도 퍼지게 노는 거다. 피곤함은 첫날로 적응이 되면서 어제는 체력이 적당했다. 그래서 마치고 작업실을 정리하다가 집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작업실이 작아져서 정돈이 필요하다. 넓은 공간으로 옮기고 싶은데 찾아보겠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한복 차림을 하고 관람을 하는 관람객들이 좀 많다. 한복상점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퓨전이든 개량이든 전통이든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꽤 볼 수 있다. 본견 실크가 아니어도 물빨래용 원단의 한복 착용 모습들은 종류나 배색에 상관없이 멋스럽다. 오늘은 전 이틀에 비해 관람객이 좀 더 많았고, 외국인들도 더러 있었다.
지인들이 몇 분 왔다 가시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굳이 당장의 득을 위해서만 다음을 없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과 약속했던 한복 웨딩드레스도 만들고 시스루 콘셉트로 통일을 해서 어디에서도 보기 귀한 작품들을 출품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목사님 말씀마따나 일만 하지 말고 공모전도 도전해봐야겠다. 내년에는 널찍한 작업실을 구해서 후배 양성을 위한 강의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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