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됐다고 하셨는데, 아주 오래된 한복 치마를 허리 치마로 길이를 줄이고 폭도 줄여서 굵은 주름을 넣을 거고요~ 뒤 중심에는 지퍼를 넣고 허리 벨트를 달고, 끈도 동여맬 수 있도록 길게 만들고 고리도 추가해서 완전히 다르게 리폼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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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길이 줄이고 주름 잡기
길이부터 줄이겠습니다.
고운 할머니 한 분이 손수 입으시던 한복 치마의 조끼 허리는 분리하시고, 치마 전체를 겹으로 만들어 테두리를 손바느질로 꿰매서 가져오셨습니다.
손바느질된 실밥을 뜯어 내기가 송구하도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박음 선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할 수 없이 제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겹을 합친 상태가 균일하지 않아서 다시 키를 맞춰야 했습니다. 그래서 뜯어서 다시 정돈했지요.
길이는 발목이 보일 정도로 하기로 했고, 허리 벨트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정한 기장에 허리 벨트와 만날 시접 2cm를 더해서 체크하고 일단 큰 땀수로 박아서 고정시켜 둡니다. 두 겹에 안감까지 있어서 네 장이라 층이 생기기 좋은 상태라서 묶어 둘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주름을 잡습니다. 허리 사이즈는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여유를 넣는 게 좋을 것 같아 2cm를 더 보태서 계산하고, 전체 분량에서 남는 분량을 주름으로 계산하는데, 앞판에 양쪽 두 군데와 뒤판에 양쪽 두 군데로 네 개로 나누어서 맞주름을 잡았습니다.
완성 선의 약간 직전에 주름을 포함해서 다시 한번 큰 땀수로 박아서 고정하고 주름에 핀을 꽂아 움직이지 않도록 해서 일정량을 다렸습니다.
콘솔 지퍼 달기
지퍼 분량을 제외하고 뒤 중심 선을 박아 줍니다. 그리고 박은 시접은 가름솔로 다리고 지퍼가 달릴 부분도 이어서 다 다려둡니다.
지퍼 시접분에 따로 심지를 붙이지는 않았어요. 워낙 겹 수가 많고 빳빳한 편이라 충분히 괜찮습니다.
콘솔 노루발을 이용해서 지퍼를 박았습니다. 한복 원단은 보통 탄성이 없어서 지퍼를 얹어 박기 아주 수월한 편입니다.
그래도 박기 전에 지퍼와 시접의 일정 부분 간격을 두어 표시를 하고 박으면 오차를 줄이고 한 번에 박을 수가 있어요.
허리 벨트 달기
허리 벨트는 두 겹으로 하기에는 부담이 있어서 겉감 한 장, 안감 한 장으로 한 세트로만 했고 심지를 한 장 붙였습니다.
심지는 시접에 물리도록 하지 않고, 딱 벨트 분량만큼만 재단했어요.
한 번만에 길게 재단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두 군데를 이어서 벨트를 만들었습니다.
끈도 주문하셨는데, 겉감이 오래도 되고 해서 보기에도 약해 보여 안을 채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끈 폭의 네 배로 재단을 해서 끈 안을 꽉 채웠습니다. 접어 다린 끈을 정 가운데를 박고 뒤집으면 안쪽이 두 장이 들어가 꽉 차게 되지요. 그럼 마치 네 겹 인양 살짝 도톰해집니다.
고리는 1cm 폭으로 계산하고, 끈을 그렇게 만들었듯이 네 배로 잘라 접어 다리고 이번에는 겉에서 눌러 박았습니다. 힘을 균등하게 주고 싶어 양쪽으로 박았습니다. 워낙 원단이 약하기도 하니까 힘이 보태져서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요.
다음은 벨트 차례입니다.
심지를 붙이고 각을 맞춰 접어 다려 두었던 벨트의 안쪽의 시접을 치마 몸판의 안의 시접과 나란하게 박고 여밈 끝을 정돈합니다.
끈을 꿰기로 했으니까 이 단계에서 끈을 넣었습니다. 안쪽의 끈은 마치 한복의 말기 치마처럼 위쪽으로 끼우고 여밈 단이랑 박아 주고, 겉쪽 끈은 중앙 정도에 여밈 단의 끝에 끼워 박았습니다.
그리고 뒤집지요.
벨트 눌러 박기, 고리 고정하기
겉으로 보낸 벨트는 시접을 접어 넣어 정리하고 겉에서 눌러 박습니다.
라인을 따라 박다가 맞주름 부분에 고리를 끼우면서 박아 줍니다.
그렇게 끝까지 다 박고 나서 고리를 고정합니다. 아래쪽으로 향해 있는 여분을 조금 남기고 고리를 위로 접어 올려서 편 상태로 얇게 눌러 박고, 남겨 둔 여분을 살짝만 남기고 연차적으로 다시 끌어올려 먼저 박았던 시접을 감추고 그 위를 다시 박습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서 아래쪽 남은 분량을 또 살짝 박아서 고정합니다.
이렇게 전통 조끼허리 한복 치마와는 전혀 다르게 리폼을 했네요.
지퍼를 올리고 고리에 끈을 꿰어 봅니다.
은근히 깜찍하네요.
입어 보셨는데,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드렸어요.
"어머~ 깜찍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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