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원단 본견 실크로 단소와 같은 악기를 넣고 끈을 잡아당겨 조여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주머니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입니다.
아래층 원단 점포에서 본견 원단을 직접 사 가지고 오셨네요. 악기 형태에 맞춰서 두 가지 사이즈로 주문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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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주머니
작은 주머니는 8cm 폭에 길이는 77cm짜리로 입구엔 끈을 넣어야 합니다.
끈은 폭을 1cm로 정하고, 끈이 들어갈 공간을 조금 더 넓게 계산해야겠어요.
한복에 쓰는 본견 실크들은 보통 15인치와 22인치가 일반적입니다. 이 원단은 22인치인데, 사실 원단마다 조금씩 폭의 차이가 있습니다. 살짝 작거나 살짝 크거나 딱 맞거나 그렇습니다.
작은 주머니는 좁고 길기 때문에 어차피 식서 방향으로 재단을 해야 합니다. 한쪽 길이 쪽은 미미지, 셀비지 단을 그대로 쓰면 되기 때문에 시접 처리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폭에 맞춰 시접을 계산한 다른 쪽 시접은 두 번을 접어 박았습니다. 휘갑치기는 왠지 본견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 바느질의 격을 맞췄습니다. 그러니까 8cm 폭에 두 번 접을 시접 1cm를 더하고 남는 시접도 필요하니까 0.5cm를 더 더해야겠죠. 셀비지 쪽도 1cm의 시접을 계산해서 골이니까 가운데는 접었습니다. 그러면 8cm+1cm+8cm+1.5cm=18.5cm가 됩니다.
길이의 끝 아래단은 통솔 바느질을 할 거니까 1.5cm의 시접과 몸판 77cm, 그리고 끈을 넣을 단이 필요하지요.
끈을 꿰고 복조리처럼 위 부분이 살짝 남는 게 예쁠 것 같아 그 분량을 1cm로 계산하고, 접어 덮을 시접을 1cm, 끈 들어갈 분량 1.5cm로 계산했습니다. 1.5cm+77cm+2.5cm+3.5cm=84.5cm가 됩니다. 2.5cm는 겉쪽에서 보이게 되는 끈 넣는 부분 분량입니다.
재단 : 가로 18.5cm*세로 84.5cm
재단한 옆선을 안쪽으로 두 번 접어 눌러 박습니다. 그리고 밑단을 통솔 바느질로 하는데, 먼저 안 끼리 마주대고 밑단 끝을 0.5cm 정도의 간격으로 박고, 뒤집어서 층이 지지 않도록 편평히 다리고 나서 안쪽에서 0.8cm 정도로 박아 줍니다. 뒤집어서 다리면 밑단은 끝났습니다.
옆 솔기는 1cm 간격으로 박는데, 위 입구 부분을 시접 분량과 끈이 들어갈 분량대로 다려서 자리를 내고 끈이 들어갈 창구멍을 바깥쪽으로 가게 해서 남기고 일자로 쭉 박아 줍니다. 그리고 밑단과 옆선이 만나는 시접은 층층이 다려 접어서 뒤집었습니다. 위의 시접은 안쪽에서 라인을 따라 눌러 박아주면 됩니다.
큰 주머니
큰 주머니는 56cm 폭에 길이가 63cm입니다. 다행히도 시접을 1cm 보다 조금만 적게 하면 원단 폭이 아주 딱 맞네요.
작은 주머니처럼 같은 방식으로 바느질을 하는데,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옆선은 양쪽으로 막을 거고 셀비지가 견고해서 시접 처리는 안 해도 됩니다. 밑단도 골로 접으면 돼서 따로 시접 처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위 입구만 작은 주머니 바느질과 동일하게 했습니다. 그럼 시접 계산도 조금 다르게 되겠죠. 옆선은 각각 0.7cm의 시접으로 계산했고, 아래 밑단은 0cm로 계산하면 됩니다.
아 끈을 꿸 창구멍은 양옆 두 선 중에서 한쪽에만 냈어요.
끈 만들어 꿰기
끈은 좀 날렵한 게 좋을 것 같아 1cm로 정했어요. 1cm 폭으로 두 번씩 접을 거니까 폭은 4cm가 되겠지요.
끈 길이는 각각 주머니에 꿰었을 때 묶일 정도면 될 것 같아 몸판에 대어 보고 재량껏 책정했어요. 한 바퀴 돌리고 남은 길이가 묶기 무난한 정도~ 끈의 끝은 계단식으로 순차적으로 접어서 끼워 넣으면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끝 테두리를 디귿 자로 눌러 박아줍니다.
큰 주머니는 뒤집개를 이용해서 끝을 꿰었고, 작은 주머니는 폭이 좁아 옷핀을 이용해서 끈을 꿰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악기를 담을 수 있는 주머니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가 완성됐어요.
한복 원단 본견 실크라 은은한 광택이 멋스럽습니다.
한국의 전통 악기를 담으면 참 잘 어울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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