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 원단입니다. 실크로 당코 깃의 많이 개량된 퓨전 한복으로 무릎 정도의 길이로 홑겹의 긴 쾌자 만들기입니다. 옆 트임이 있고 사규삼처럼 뒤트임도 있어서 자락이 네 개라 한복 느낌이 강하지만, 깃과 매듭단추를 제외하면 긴 조끼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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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 재단
만들었었던 디자인의 쾌자라서 패턴은 작년에 그려 두었던 것을 길이만 수정해서 썼습니다. 입으실 분이 총장은 다르지만 품이 아주 비슷하거든요.
시접 분량은 다른 옷과 조금 다르게 했습니다. 꿰매지는 부분은 바이어스로 싸서 처리할 거라 1.5cm로 했고, 트임이 있는 옆선과 뒷선은 2cm 폭으로 두 번 접을 거라 4cm, 앞 섶 마감 분량은 두 번 접을 거지만 좀 넓어야 하니까 6cm로 재단을 했습니다. 트임이 시작되는 부분은 2.5cm쯤 위부터 곡선으로 둥글게 잘라 부드럽게 이었습니다.
그리고 트임 선, 밑단, 앞 여밈 선 모두 완성선대로 두 번씩 접어서 다려둡니다.
홑 겹이라 시접 처리에 공을 들여야 합니다. 원단도 고급 실크이고, 입으시는 목적에도 부합해야 해서 마음을 좀 썼어요.
바이어스 싸기 / 단 처리
바이어스는 투톤의 일반적인 양장 안감으로 선택했습니다. 45도 정 바이어스 방향 3.5cm 폭으로 잘라서 바이어스 메이커를 이용해 접어 다린 후 트임 위에 솔기와 어깨 솔기에 박았습니다.
몸판의 겉 쪽에서 겉끼리 마주대고 접어 둔 시접만큼 박고, 안쪽으로 넘겨 꺾어서 다리고 안쪽에서 바이어스 끝 라인을 따라 눌러 박았습니다. 그리고 솔기들은 모두 가름솔로 다렸어요.
자락의 네 모서리 끝은 안쪽에서 최종 완성선을 먼저 박고, 겹쳐지는 안쪽 시접을 조금 잘라 내서 두께의 무게를 좀 덜어 내고 순차적으로 접어 넣고 정돈합니다.
밑단과 트임 단, 앞 여밈 단까지 모두 이어서 접어 둔 끝 라인을 따라 눌러 박았습니다. 다 박은 후엔 박은 선을 기준으로 핀을 고정시켜 살짝씩 당겨가며 스팀다리미를 이용해서 편평히 다립니다. 적당히 도톰하고 살짝 유연한 실크라 그런지 말을 잘 듣는 편이네요.
진동선은 인 바이어스 처리를 할 겁니다. 몸판과 같이 꿰매질 분량 1cm에 겉으로 드러날 분량은 1.5cm, 다시 접어 들어갈 분량 1cm 해서 총 3.5cm가 되는데, 바이어스 성질상 살짝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서 아예 4cm 폭으로 잘랐습니다. 박으면서 접어 다리는 것보다 처음부터 다려서 자리를 내고 박는 편이 완성도가 훨씬 좋고, 바느질 하기도 수월해져서 바이어스를 먼저 다렸습니다.
폭의 절반을 기준으로 양쪽에서 가운데를 향해 딱 맞는 감으로 다리면 좋습니다. 다린 다음 몸판의 겉쪽에서 시접분만큼 박는데, 겨드랑이 포인트에서 시작할 때 바이어스를 안쪽으로 0.5cm 정도 조금 접고 박아줍니다. 한 바퀴 다 박았으면 시작했던 지점에서 살짝 더 박아 겹치게 해서 나머지는 끊어 냅니다. 그리고 겉쪽에서 겹친 선의 접은 끝부분을 눌러 박아 고정시키고, 둥근 겨드랑이의 몸판 부분은 가위 집을 넣어 유연하게 한 다음 안쪽으로 접어 다립니다. 접을 때는 바이어스가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겉 몸판이 살짝 들어가게 층을 내는 게 포인트입니다. 핀으로 듬성듬성 꽂아서 자리를 잡고 접은 선의 가까스로 눌러 박아 고정시킵니다.
깃 만들어 달기
한복의 얼굴은 깃이라 깃은 빳빳하게 한껏 살려야 합니다.
깃은 당코깃으로 결정을 했지요. 무난한 깃입니다. 모양도 괜찮고, 싫어하시는 분도 거의 없는것 같아요.
모양대로 안깃과 겉깃 두 장을 재단했습니다. 싱은 아사싱을 썼어요. 깃에 힘을 받게 하기엔 제격이지요. 안깃 겉깃 모두 아사싱을 대고 겉끼리 마주대고 위쪽 완성선을 박은 다음 시접을 얇게 남기고 잘라낸 다음 안깃 쪽으로 시접을 보내어 다리고 누름 상침을 합니다.
완성 선대로 깃을 앉혀서 손 시침을 하고, 깃을 벌려 안쪽에서 시침선을 따라 박은 다음 시침했던 실을 정리하고 안깃을 겉깃 선과 키를 맞춰서 반 바이어스로 쌌습니다. 반 바이어스함은 겉쪽에서 완성선을 기준으로 0.5cm 폭으로 박고, 남은 시접을 잘라낸 다음 안쪽으로 바이어스를 넘겨 다려서 겉쪽 라인을 따라 숨은 상침을 하는 것입니다.
깃 머리의 밑 라인은 손 바느질로 꿰맸습니다. 견고하게 박음질로 하면 좋지요. 홈질로 두어번 왔다 갔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안깃은 새발뜨기로 안쪽에서 겉 깃의 끝선과 연결해서 고정시켜 마무리했습니다.
고름은 상의를 한 끝에 매듭으로 결정했어요.
연봉매듭을 좀 큼직하게 만들어 당코 깃의 중간쯤에 끼워 넣었어요. 전체적인 옷의 부피와 잘 어울렸어요. 반대편엔 오각형 뚜껑을 덮어 고리로 만들어 박아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안 고름은 하지 않았고 스냅 단추를 두 군데 꿰매어 안 고름을 대신했습니다. 자세에 따라서 아마도 옮길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양장 실크 원단으로 98cm의 멋스러운 쾌자를 만들었네요.
중년의 신사분이라 들었는데, 공식 행사 때 입으신 착장 모습과 소감이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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