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 사실 유행을 많이 탑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배래는 불룩한 붕어 배래였고, 고름은 넓고 길었었지요. 요즘의 배래는 날렵하고, 고름은 좁고 짧아졌어요. 한 번밖에 안 입은 저고리를 요즘 스타일로 수선하는 의뢰인데, 배래 폭과 고름 폭과 길이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저고리 수선 과정
- 고름, 동정, 스냅 단추 뜯기
- 배래에 창구멍 내어 뒤집기
- 배래 줄이기
- 고름 줄이기
- 스냅 단추, 고름, 동정 달기
고름, 동정, 스냅 단추 뜯기
그렇게 오래된 저고리는 아니긴 한데, 배래와 고름만 바꿔도 요즘 스타일의 저고리와 아주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문의 중에 그 두 가지를 바꿀 것을 권유 드렸습니다. 한 번만 입으셨다고 하니 고쳐서 다시 입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수선을 위해서 일단은 고름을 떼어 내고 동정도 떼어 냅니다. 동정은 어차피 일회용이고, 이것도 유행이 있어서 조금 두꺼운 것으로 교체할 겁니다. 스냅 단추까지 떼어 내고 수선 리폼을 시작합니다.
배래에 창구멍 내어 뒤집기
이 저고리는 깃마저 곱솔, 깨끼 바느질로 되어 있어서 창구멍을 따로 내야 할 상황입니다. 요즘 저고리 바느질은 깃까지 깨끼로 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수선이나 리폼을 할 때 깃의 고대 쪽을 뜯어서 하면 수월한데, 이 저고리는 그렇지 않아서 배래의 안쪽에서 창구멍을 내기로 했어요.
배래 안쪽에 가위 집을 넣어 전체를 뒤집습니다. 배래 솔기를 편편하게 다린 다음 줄일 분량을 체크합니다. 수구, 소매 끝도 살짝 줄이기로 했어요. 그래 봤자 0.5cm 정도인데, 수구는 13cm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배래 폭도 줄어드니 함께 살짝 줄였습니다.
배래, 고름 줄이기
배래 모양은 곡자의 끝을 좀 더 빼서 완만하게 그렸더니 잘려 나가는 양이 꽤 되네요. 줄일 선은 물겹 바느질로 촘촘하게 두 번을 박았습니다.
한쪽의 중앙에는 창구멍을 내서 뒤집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겉감 두 겹과 안감 한 겹을 함께 박고, 안감의 나머지 한 겹은 박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그리고 시접을 0.5cm 정도만 남기고 잘라낸 다음 창구멍을 통해서 뒤집어요. 배래를 다려서 시접을 정돈하고 창구멍은 손바느질로 공그르기 합니다.
고름은 색깔이 양쪽을 다르게 하기로 했어요. 폭도 길이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다시 만들었습니다. 긴고름, 짧은 고름에 다심지를 노방으로 넣었어요.
긴 고름은 겉깃 끝에 몸판과 반을 걸쳐서 박고, 짧은 고름은 긴 고름과 나란히 키를 맞춰서 고름 폭보다 1cm가량 넓게 자리를 잡아 눌러 박았습니다.
스냅 단추, 고름, 동정 달기
떼어 냈던 스냅 단추를 달고 동정을 달았어요.
동정의 끝은 깃에 맞춰서 잘라 내고 딱풀을 이용해 붙여서 마무리합니다.
동정은 오른손 검지에 골무를 끼고 손바느질로 겉으로는 실밥이 보이지 않도록 한 땀씩 뜨고 확인하면서 종이가 접히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종이 동정이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전체적으로 다리고 고름은 길이를 정해서 접어 손바느질로 꿰매어 고정하고 소매 동을 뒤로 접어서 정돈합니다.
간단하게 배래 폭과 고름, 동정을 수선 리폼하고 나니까 저고리가 모습이 많이 달라졌어요. 요즘 추세의 저고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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