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부리 안쪽에 덧단이 붙어 있는 신사 정장 바지의 기장 줄이기와 폭 줄이기입니다. 여러 해 전에 맞춤으로 만들어 놓으셨던 걸 체형이 변하면서 입지 못하다가 서늘한 날씨가 저만치 가기 전에 몇 번이라도 착용하기 위한 수선을 의뢰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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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단 뜯어 내기
일단 덧단부터 떼어냅니다. 덧단이 있어서 밑단에 무게감이 생겨서 전체적인 외관을 살짝 살려주는 역할도 하고, 오래 입는다 해도 뒤 바지 부리가 헤지는 일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길이와 폭을 줄이고 원래 있던 모양대로 다시 박아 넣을 거라 위치를 확인하고, 면도칼을 이용해서 뜯었습니다. 원단이 꽤나 견고한 모직인 데다 바늘땀도 잘 보여서 면도칼로 뜯기 참 괜찮았어요. 덧단을 뜯어 낸 다음 접어 올려 새발 뜨기를 해 놓은 단 끝의 실밥도 뜯었습니다.
그리고 펴서 접힌 자국을 다리고, 줄일 양만큼 표시해서 잘랐습니다.
밑단을 해결하기 전에 폭을 먼저 수선합니다. 옆 선은 약간만 줄이면 돼서 시접을 잘라내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양쪽을 균등하게 줄일 양을 나눠서 부리에서부터 시작해 무릎 선까지 초크로 표시했습니다.
바지 폭 줄이기
무릎 선은 밑단을 기준으로 샅까지의 다리 길이만 가지고 정합니다. 그 두 지점을 반을 접어 표시하고, 접은 선 위로 5cm를 올려서 표시하면 거기가 무릎 선이 됩니다. 약간씩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그 지점이 괜찮습니다.
표시한 옆선을 박고, 원래 꿰매 있었던 실밥을 뜯어냅니다. 이때도 면도칼을 이용했어요. 만들면서 표시해 두었던 실표 뜨기 흔적이 남아 있네요. 이젠 없어도 되는 거라 그 실밥도 떼어냈습니다. 그리고 옆 선을 박고 뜯어 낸 실밥들도 정리한 다음 가름솔로 다렸습니다.
잘라 두었던 바지 부리의 시접 끝에는 휘갑치기를 했어요.
덧단 대기
이제 원래 있었던대로 덧단을 다시 댑니다. 정확한 위치 표시를 위해 빙 둘러서 위치를 정하고 초크로 그렸습니다.
접어 올렸을 때 글씨가 뒤집히지 않도록 방향을 확인하고, 안쪽 솔기에서 살짝 넘치게 시작하여 핀을 꽂아 가며 고정시키고, 다시 시작한 솔기를 만났을 때는 접어서 솔기와 라인을 맞게 만들었어요. 접어 올리면 반대로 위아래가 바뀌니 글씨를 거꾸로 하면 됩니다.
폭을 줄였기 때문에 덧단도 줄어서 일부는 잘라냈습니다.
먼저 부리 끝쪽을 박았습니다. 덧단의 끝 최대한 가까스로 눌러 박았어요. 솔기 선부터 한 바퀴를 박으면 접어 둔 솔기를 만나게 되죠. 그럼 꺾어서 그 접은 라인을 따라 눌러 박고 다시 남아 있는 덧단의 면을 박아 줍니다. 디귿 자 모양이 되겠네요.
그리고 다려야 합니다. 덧단이 밖으로 삐져나오지 않게 살짝만 겉면이 안쪽으로 넘어 가게 해서 다립니다.
한쪽에 핀을 꽂고 스팀다리미로 다리면 원단이 말을 참 잘 듣습니다.
솔기를 길게 남겨 두어서 새발 뜨기를 하려면 고정을 좀 해야 합니다. 여러 군데 겉쪽에서 핀을 꽂아 고정하고 안으로 뒤집어 새발 뜨기를 합니다. 안쪽 솔기부터 시작해서 살짝씩 떠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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